REVIEW · 페스티벌·축제
쿠로페스 2026, 여섯 시간의 경계를 넘은 카노우 미유와 SIS

쿠로페스 SIS 무대
주요 레퍼토리 · 순서 무관
- DIVER
- 愛のバッテリー
2026년 9월 6일, 도쿄 도요스 PIT에서 마츠자키 시게루(松崎しげる)가 주최하는 「黒フェス2026 ~白黒歌合戦~」이 열렸다. ‘마츠자키 시게루의 날’로 지정된 9월 6일에 맞춰 2015년부터 매년 개최돼온 쿠로페스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마츠자키 시게루를 비롯해 모모이로 클로버 Z(ももいろクローバーZ), T.N.T, 야마우치 케이스케(山内惠介), DJ KOO, 우타고코로 리에(歌心りえ), 시리츠에비스추가쿠(私立恵比寿中学), SIS 등 서로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온 출연진이 한 무대에 올랐다.
오후 4시 30분 시작된 공연은 밤 10시 30분 무렵까지 약 여섯 시간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긴 러닝타임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출연진의 폭이었다. 아이돌과 록 밴드, 엔카 가수와 팝 보컬리스트, DJ와 코미디언이 하나의 프로그램 안에 들어왔다. 음악 장르뿐 아니라 활동 경력과 세대도 달랐다. 한 가지 음악적 취향을 가진 관객만을 위한 페스티벌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팬덤과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의도적으로 한 공간에 충돌시키는 것이 쿠로페스의 성격에 가까웠다. 그리고 올해 그 교차점 가운데 하나에 SIS가 있었다.
팬서 오가타와 함께 등장한 SIS
SIS의 첫 등장은 단독 무대가 아니었다. 파란색 운동복을 입고 등장한 개그 트리오 팬서(パンサー)의 오가타 타카히로(尾形貴弘)와 함께였다. 공식 라인업부터 이들은 ‘팬서 오가타 with sis’라는 이름으로 예고되어 있었고, SIS는 오가타의 무대에 함께 올라 전혀 다른 영역에서 활동해온 두 팀의 컬래버레이션을 만들었다.
이 조합은 쿠로페스라는 행사의 성격을 이해하기에 좋은 장면이었다. 음악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가수와 밴드만 차례대로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코미디언과 보컬 그룹이 한 무대를 만들고, 그다음에는 전혀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가 이어진다. 관객 역시 자신이 좋아하는 출연자만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예상하지 못했던 조합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SIS에게도 이런 무대는 새로운 관객에게 자신들을 보여줄 기회였다. 단독공연이나 기존 팬을 중심으로 한 이벤트에서는 이미 SIS를 알고 있는 사람이 객석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지만, 쿠로페스처럼 여러 팬덤이 섞이는 대형 합동공연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모모이로 클로버 Z를 보러 온 사람도, T.N.T나 야마우치 케이스케를 기다리는 사람도 같은 공간에서 SIS의 무대를 보게 된다. ‘팬서 오가타 with sis’라는 예상하기 어려운 조합은 그런 관객에게 SIS라는 이름을 처음 인식시키는 입구가 될 수 있었다.

카노우 미유와 SIS가 보여준 두 개의 방향
컬래버레이션 이후에는 SIS의 자체 무대가 이어졌다. 이날 선택한 곡은 「DIVER」와 「愛のバッテリー」(사랑의 배터리)였다. 긴 단독공연과 비교하면 두 곡이라는 시간은 짧다. 그러나 수많은 출연자가 제한된 시간을 나눠 쓰는 페스티벌에서는 오히려 어떤 곡을 선택하느냐가 더욱 중요해진다.
「DIVER」는 당시 공개를 앞두고 있던 SIS의 새로운 레퍼토리였다. 이미 알려진 커버곡만으로 안전하게 무대를 구성하기보다 자신들이 앞으로 보여주려는 현재의 음악을 대규모 관객에게 먼저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페스티벌의 역할 가운데 하나가 기존 팬뿐 아니라 아직 아티스트를 모르는 사람에게 현재의 모습을 짧은 시간 안에 각인시키는 것이라면, 새로운 레퍼토리를 선택한 것은 자연스러운 판단이었다.
이어진 「愛のバッテリー」는 전혀 다른 방향을 보여줬다. 한국 가수 홍진영의 대표곡을 일본 가수들이 일본 무대에서 부르는 장면은 SIS가 지금까지 만들어온 활동의 특징과 맞닿아 있다. 특히 카노우 미유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지속적으로 공연해왔고, 한국어 노래를 자신의 라이브 레퍼토리에 적극적으로 포함해왔다. 일본 관객에게 한국의 대중가요를 소개하고, 한국 관객에게는 익숙한 노래를 일본 가수의 목소리로 다시 듣게 하는 방식은 그녀의 한일 활동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온 요소다.
그런 점에서 쿠로페스에서 선택된 두 곡은 흥미로운 대비를 만들었다. 「DIVER」가 SIS가 앞으로 보여주려는 현재와 미래를 향한 곡이었다면, 「愛のバッテリー」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만들어온 활동의 축을 보여주는 곡이었다. 두 곡밖에 주어지지 않은 짧은 시간 안에 ‘새로운 SIS’와 ‘한일 양국을 연결하는 SIS’를 동시에 제시한 셈이다.

수천 명의 관객 앞에서 나온 ‘한국 팬’이라는 말
공연 이후에는 MC들과 SIS 멤버들의 인터뷰가 이어졌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멤버들은 이날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에서 팬들이 일본까지 찾아왔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도요스 PIT를 채운 수많은 관객 앞에서 한국 팬의 존재가 직접 이야기된 것은 짧지만 상징적인 순간이었다.
해외 팬이 한 공연을 보기 위해 국경을 넘는 일 자체는 이제 특별한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K-POP 팬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일본 음악 팬이 일본으로 향하는 것은 이미 익숙한 팬 문화의 일부가 됐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이동이 일부 세계적인 스타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에게도 해외 팬이 생기고, 그 팬이 실제 공연장을 찾아 국경을 넘기 시작한다.
카노우 미유의 활동에서도 이 흐름은 특히 선명하다. 한국에서 여러 차례 무대에 올랐고, 한국 팬들과 지속적으로 접점을 만들어온 경험은 일본에서의 공연에도 다시 연결된다. 한국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팬이 일본 공연장을 찾고, 일본 무대에서 다시 한국 팬의 존재가 언급되는 순환이 생기는 것이다. 한일 음악 교류가 반드시 거대한 페스티벌이나 대형 기획사의 사업을 통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명의 아티스트와 몇 명의 팬이 반복해서 국경을 오가는 움직임 역시 작은 규모의 문화 교류를 형성한다.
특히 이날처럼 모모이로 클로버 Z와 마츠자키 시게루를 비롯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출연자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SIS에게도 의미가 있다. 기존 팬들만 모인 공간에서 한국 활동을 이야기하는 것과, 서로 다른 아티스트의 팬이 섞인 페스티벌에서 실제 해외 팬의 존재를 보여주는 것은 전달되는 맥락이 다르다. SIS가 한국에서도 활동하는 팀이라는 사실을 설명하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가 객석에 존재했던 셈이다.
미유를 보러 갔다가 다른 음악을 발견한다는 것
쿠로페스의 다장르 구성은 T.N.T의 무대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아이돌과 엔카, 팝 보컬리스트가 이어진 무대에 록 밴드 T.N.T가 등장하면서 공연의 질감은 다시 한번 크게 바뀌었다. 기타와 베이스를 중심으로 한 강한 밴드 사운드와 멤버들의 적극적인 퍼포먼스는 앞선 무대들과 뚜렷한 대비를 만들었다. 특정 장르를 중심으로 출연진을 묶기보다 서로 다른 음악적 색채를 연속해서 배치하는 쿠로페스의 편성 방식이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강한 록 사운드와 함께 기타와 베이스 멤버들까지 적극적으로 무대를 움직이며 관객의 반응을 끌어냈고, 연주와 퍼포먼스가 동시에 밀어붙이는 에너지가 상당했다. 특히 베이스와 바이올린을 오가는 연주까지 더해지면서 처음 보는 관객에게도 팀의 캐릭터를 짧은 시간 안에 각인시켰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몰랐던 팀이었지만 라이브가 끝났을 때는 왜 이들이 더 큰 무대를 향하고 있는지를 어느 정도 납득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런 발견은 다장르 합동공연이 가진 가장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다. 카노우 미유와 SIS를 보기 위해 구입한 티켓이라도 공연장에 들어온 이상 다른 아티스트의 무대 역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된다. 반대로 다른 출연자를 목적으로 온 관객에게는 이날 처음 SIS와 카노우 미유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된다. 팬덤 사이의 관객 교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점에서 쿠로페스는 단순히 유명 출연자를 많이 모아놓은 행사를 넘어선다. 서로 다른 팬덤이 같은 공간에 장시간 머물면서 자신이 평소 선택하지 않았을 음악을 강제로라도 한 번 경험하게 한다. 스트리밍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좋아할 가능성이 높은 음악을 계속 제안한다면, 이런 합동공연은 오히려 취향 밖의 음악과 우연히 마주칠 가능성을 만들어낸다.
우타고코로 리에, 다시 만난 「道化師のソネット」
SIS에 이어 한국과의 연결을 다시 한번 보여준 가수는 우타고코로 리에였다. 『트롯걸즈 재팬』을 통해 한국에도 이름을 알린 그는 이날 무대에서도 공연 이후 MC와의 대화 중 한국에서 찾아온 팬의 존재를 언급했다. 한 공연에서 서로 다른 두 출연자가 한국 팬의 방문을 이야기했다는 것은 최근 일본 음악을 둘러싼 한국 팬들의 움직임을 작게나마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무대에서는 「道化師のソネット」(도케시노 소네토·어릿광대의 소네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작은 공연에서 MR을 중심으로 들었을 때와 달리 쿠로페스에서는 밴드 연주가 목소리를 받쳤고, 도요스 PIT의 규모와 음향이 더해지면서 같은 노래의 밀도가 달라졌다. 우타고코로 리에의 강점인 안정적인 보컬과 감정 전달력이 큰 공연장에서도 충분히 유지됐고, 오히려 풀밴드가 만들어내는 소리가 목소리의 크기를 한 단계 확장시켰다.
카노우 미유와 우타고코로 리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두 사람 모두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무대를 통해 한국 관객과 접점을 만들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이날 쿠로페스에서는 그동안 만들어진 관계가 다시 일본 공연장으로 되돌아와 객석의 일부를 구성했다. 한국에서 일본 가수를 발견하고, 그 가수를 보기 위해 일본 공연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실제 현장에서 확인된 것이다.
모모이로 클로버 Z가 보여준 ‘축적된 팬덤’의 힘
공연 후반 모모이로 클로버 Z가 등장하자 도요스 PIT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입장 전부터 관련 상품을 착용한 팬이 상당히 많았지만, 실제 공연이 시작되자 그 규모와 조직력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응원 방식이었다. 노래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구호가 들어가야 하는지 객석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수많은 사람이 거의 동시에 만들어내는 콜은 무대의 음악과 결합해 공연 자체의 일부가 됐다. 이는 단순히 팬 수가 많다는 것과는 조금 다른 문제다. 오랜 시간 같은 그룹의 공연을 반복해서 경험하며 팬덤 내부에 축적된 공연 문화가 있어야 가능한 장면이다.
이런 거대한 팬덤의 반응을 같은 공간에서 보는 것은 이제 자신의 팬층을 넓혀가야 하는 아티스트에게도 흥미로운 대비를 제공한다. 카노우 미유와 SIS에게 지금 필요한 것이 모모이로 클로버 Z와 같은 방식의 팬덤을 그대로 복제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반복해서 공연장을 찾고, 노래를 알고, 무대의 순간에 함께 반응하는 관객이 시간이 지나면서 하나의 공연 문화를 만들어간다는 점은 같다. 작은 팬덤의 몇 명이 국경을 넘어 공연장을 찾는 움직임 역시 규모는 다르지만 결국 그런 축적의 시작점에 있다.
DJ KOO에서 마츠자키 시게루까지, 장르보다 강했던 ‘공연’이라는 공통점
후반부에는 DJ KOO가 등장해 전혀 다른 방식으로 관객을 움직였다. DJ KOO가 호응을 유도하면 객석 전체가 그 리듬에 맞춰 반응했고, 앞서 밴드와 아이돌, 엔카를 보던 공간은 순식간에 대형 클럽에 가까운 분위기로 변했다. 쿠로페스가 특정 장르의 음악적 완성도를 한 방향으로 보여주는 페스티벌이라기보다 서로 다른 형태의 엔터테인먼트를 연속해서 체험하게 만드는 행사라는 점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에는 행사의 주최자인 마츠자키 시게루가 무대에 올랐다. 올해 공연에서 특히 화제가 된 장면은 이미 세상을 떠난 오자키 키요히코(尾崎紀世彦)를 AI 기술로 재현해 「また逢う日まで」(마타 아우 히마데·다시 만날 날까지)를 함께 부른 무대였다. 과거의 영상 자료를 단순히 재생하는 것을 넘어 현재의 공연과 기술을 결합해 고인이 된 동료와 다시 한 무대를 만드는 시도였다.
마지막 「愛のメモリー」(아이노 메모리·사랑의 메모리)에서는 마츠자키 시게루의 목소리와 풀밴드의 연주 위로 관객의 합창이 더해졌다. 오후 4시 30분부터 이어진 긴 공연의 마지막에 서로 다른 가수를 보기 위해 모였던 관객들이 하나의 노래를 함께 부르는 장면은 쿠로페스라는 행사의 성격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줬다. 출발점에서는 각자 다른 팬덤이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한 공연을 함께 만든 관객이 되어 있었다.
카노우 미유가 선 무대의 크기가 달라지고 있다
카노우 미유의 이날 출연 시간 자체는 길지 않았다. SIS의 자체 무대는 두 곡이었고, 여기에 팬서 오가타와의 컬래버레이션이 더해졌다. 여섯 시간에 달하는 쿠로페스 전체에서 차지하는 시간만 계산하면 작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나 아티스트의 성장 과정에서 공연의 의미를 단순히 몇 곡을 불렀는가로만 평가할 수는 없다. 자신을 이미 알고 있는 관객 수십 명 앞에서 30분을 노래하는 것과, 여러 대형 아티스트의 팬이 모인 도요스 PIT에서 두 곡을 부르는 것은 서로 다른 경험이다. 전자는 기존 팬과 관계를 깊게 만드는 무대이고, 후자는 아직 자신을 모르는 관객에게 이름을 보여주는 무대다. 성장하는 가수에게는 두 종류의 공연이 모두 필요하다.
미유의 최근 활동을 이어서 보면 그 차이는 더욱 흥미롭다. 한국과 일본의 크고 작은 무대, 거리공연과 지역 축제, SIS와 솔로 활동을 오가면서 공연장의 성격이 계속 달라지고 있다. 어떤 날에는 관객과 몇 미터 거리에서 노래하고, 또 어떤 날에는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대형 페스티벌의 무대에 선다. 한 가지 형태의 공연만 반복하기보다 서로 다른 규모와 관객을 경험하는 과정이다.
쿠로페스는 그 가운데서도 새로운 종류의 무대였다. 모모이로 클로버 Z와 마츠자키 시게루, DJ KOO, T.N.T, 야마우치 케이스케처럼 서로 다른 세대와 장르의 출연자가 모인 라인업에 SIS의 이름이 함께 올라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카노우 미유는 일본의 새로운 레퍼토리 「DIVER」와 한국의 「愛のバッテリー」를 함께 불렀다.
두 곡이라는 짧은 무대였지만 그 안에는 지금 미유의 활동을 설명하는 두 개의 방향이 동시에 들어 있었다. 일본에서 자신의 무대를 넓혀가는 것, 그리고 한국에서 만들어온 연결을 그 과정 속에 계속 가져가는 것이다.
서로 다른 음악이 만나는 곳에서 발견되는 다음 이름
쿠로페스 2026은 약 여섯 시간 동안 끊임없이 다른 얼굴을 무대 위에 올렸다. 이미 거대한 팬덤을 가진 모모이로 클로버 Z가 있었고, 처음 보는 관객을 단숨에 끌어당긴 T.N.T가 있었으며, 한국에서도 이름을 알린 우타고코로 리에가 있었다. DJ KOO가 공연장의 분위기를 바꾸고, 마지막에는 마츠자키 시게루가 자신의 대표곡으로 모든 관객을 하나로 묶었다.
그 가운데 SIS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그러나 이런 페스티벌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아티스트가 같은 크기의 무대를 갖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단계에 있는 가수들이 같은 라인업에 존재하고, 각자의 팬들이 다른 음악을 발견할 기회를 갖는 것이 합동공연의 가치다.
카노우 미유를 보기 위해 쿠로페스를 찾은 관객이 T.N.T를 처음 발견할 수 있었다면, 모모이로 클로버 Z나 다른 출연자를 보기 위해 온 누군가에게는 이날이 카노우 미유와 SIS를 처음 알게 된 날일 수도 있다. 그 교환이 반복되면서 아티스트의 활동 반경은 조금씩 기존 팬덤 밖으로 넓어진다.
특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해온 미유에게 이날의 무대는 또 하나의 연결점으로 남는다. 한국에서 만들어진 팬이 일본의 대형 합동공연을 찾고, 일본 공연에서 다시 한국 팬의 존재가 언급되고, 그 무대를 처음 본 다른 관객에게는 새로운 이름이 전달된다. 거대한 문화 교류라는 말보다 실제 음악시장은 이런 작은 이동과 반복을 통해 조금씩 연결된다.
쿠로페스 공연 후 인사
쿠로페스 2026 · 공연 후
촬영·채널: Diego YouTube에서 보기 ↗
「黒フェス2026 ~白黒歌合戦~」은 이름 그대로 흑과 백을 내세웠지만, 실제 무대에 존재했던 것은 둘로 나눌 수 없는 수많은 색이었다. 아이돌과 록, 엔카와 팝, DJ와 코미디가 뒤섞였고, 서로 다른 세대와 팬덤이 같은 공간에서 여섯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색 가운데 카노우 미유와 SIS도 분명히 하나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직 가장 긴 시간을 받은 무대도, 가장 많은 팬이 모인 무대도 아니었다. 하지만 자신들의 새로운 노래를 들려주고, 한국에서 이어진 관계를 일본의 관객 앞에 보여주며 다음 무대로 향할 이유를 남겼다.
대형 페스티벌에서 성장 중인 아티스트에게 필요한 것은 처음부터 가장 큰 이름이 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서로 다른 관객의 기억 속에 자신의 이름 하나를 남기는 일이다. 2026년 9월 6일 도요스 PIT에서 카노우 미유와 SIS가 얻은 것은 바로 그런 시간이었다.
관련 현장 영상
쿠로페스 무대가 끝난 뒤 팬들에게 인사하는 장면을 담은 짧은 현장 영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