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Boys Like Girls Holiday, 쉬고 싶다는 말에 실린 떠남

Boys Like Girls의 Holiday는 휴일이라는 단어가 불러오는 평온한 풍경과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 쉬고 싶다는 말 안에 지금의 자리에서 멀어지고 싶은 충동이 함께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제목을 고요한 회상의 표지로 고정하면 이 마음의 속도를 놓치기 쉽다. 노래 속 화자는 다음 장소를 찾으면서도 어디에 머물 수 있을지는 쉽게 정하지 못한다. 휴식은 모든 것이 안정된 뒤 찾아오는 보상보다 익숙한 관계와 생활에서 잠시 빠져나갈 틈에 가깝다. 그 틈을 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만하다.
Boys Like Girls - Holiday (from Read Between The Lines)
휴일은 목적지일까 잠깐의 틈일까
휴일은 보통 돌아올 일상을 전제로 하지만 떠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면 그 경계도 흔들린다. 잠깐 쉬고 다시 제자리로 오는 것인지, 아예 새로운 장소에서 다른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인지 분명하지 않을 수 있다. Holiday의 제목은 그 두 가능성을 함께 열어둔다. 쉬겠다는 말이 곧 안정을 찾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하다. 멈추려는 바람과 계속 움직이는 충동이 같은 사람 안에 있기 때문이다. 노래를 따라가면 목적지의 풍경보다 그곳을 찾는 사람의 불안정한 상태가 더 가까이 다가온다.
새로운 장소와 만남을 원하는 마음은 현재의 답답함을 벗어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동시에 장소가 바뀌어도 따라오는 자신의 습관이 있는지 묻게 한다. 누군가가 붙잡아주기를 바라면서도 오래 머물기 어려운 상태라면 떠남은 단순한 자유의 선언으로 끝나지 않는다. 관계를 원하는 마음과 관계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서로 밀고 당기기 때문이다. 이 긴장을 남겨두면 Holiday는 휴가의 즐거움만을 노래하는 곡보다, 자신을 어디에 둘 수 있을지 찾는 목소리로 들린다.
붙잡히지 않으려는 마음의 속도
빠르게 흘러가는 밴드의 에너지는 이 갈등을 오래 멈춰 설명하지 않는다. 마음을 정리한 뒤에야 움직이는 사람보다 움직이는 동안에도 답을 찾는 사람의 호흡에 가깝다. 밝게 들리는 선율이 화자의 모든 선택을 확신으로 바꾸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노래의 활기와 그 안의 불안이 함께 있을 때 제목의 의미가 더 입체적으로 보인다. 쉬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몸은 바깥을 향하는 상태, 휴식의 필요를 느낄 만큼 지쳤어도 아직 멈출 자리를 찾지 못한 상태가 하나의 속도 안에 놓인다.
The Great Escape와 이어 들으면 같은 밴드가 떠남을 다루는 거리의 차이를 생각할 수 있다. 함께 보내는 밤의 에너지를 떠올리게 하는 곡과 달리 Holiday에서는 화자가 머물 곳을 찾는 개인적인 충동에 더 가까이 귀를 댈 수 있다. 두 곡을 하나의 완결된 줄거리로 묶거나 같은 가사가 반복된다고 전제할 필요는 없다. 비슷한 출구의 이미지가 서로 다른 감정으로 들린다는 점만으로도 비교의 자리가 생긴다. 함께 달리는 해방감과 혼자 자리를 바꾸고 싶은 조급함은 같은 방향처럼 보여도 온도가 다르다.
어디에 머물 수 있는지 묻는 노래
Holiday는 휴식이 끝난 뒤 무엇을 얻었는지 명쾌하게 정리하는 노래로 들리지 않는다. 제목을 다시 떠올리면 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실제로는 어디에 머물 수 있는지 묻게 된다. 멀리 가는 일과 마음이 편해지는 일이 반드시 동시에 이루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Boys Like Girls의 활기는 이 질문을 무겁게 가라앉히기보다 계속 움직이는 형태로 남긴다. 노래가 끝나도 다음 장소를 찾는 충동은 쉽게 멎지 않는다. 휴일이라는 짧은 말에 담긴 불안한 에너지가 바로 그 여운을 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