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M83 ‘I Need You’, 낯선 연락 끝에서 찾는 한 사람

M83의 ‘I Need You’에서 필요한 상대는 처음부터 선명한 얼굴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히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오는 연락과 앞을 보기 어려운 길이 먼저 펼쳐진다. 제목은 가까운 사람에게 건네는 말인데, 그 말을 둘러싼 세계는 어디인지 쉽게 짐작되지 않는다. 이 어긋남이 노래의 친밀함을 만든다. 낯선 장소의 사정을 모두 설명하기 전에, 그 안에서 누구를 찾는지가 먼저 중요해진다.
인털스코프가 공개한 곡은 영화 ‘다이버전트’의 사운드트랙에 실렸다. 작사·작곡은 앤서니 곤잘레스가 맡았고 저스틴 멜달존슨이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영화 속 세계를 아는 청자는 그 배경을 떠올릴 수 있지만, 가사는 인물의 이름이나 사건을 자세히 해설하지 않는다. 화면의 줄거리와 노래의 짧은 말 사이에는 청자가 머물 여지가 있다.
M83 - I Need You (Divergent Soundtrack)
연락은 오지만 익숙한 곳에서는 아니다
연락이 온다는 사실은 보통 누군가와 이어져 있다는 감각을 준다. 그런데 이 곡의 연락은 집이라는 익숙한 출발점에서 오지 않는다. 닿는 소리는 있는데 그것을 어디에 놓아야 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도 안도인지 불안인지 바로 정해지지 않는다. 연결을 말하면서 연결의 정체는 남겨두는 방식이 첫 장면을 낯설게 한다.
그 낯섦 곁에서 제목의 필요는 더 직접적으로 읽힌다. 정체를 알기 어려운 연락과 달리,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은 분명한 방향을 갖기 때문이다. 다만 그 상대가 연인인지 동료인지부터 결정할 필요는 없다. 이름을 붙이기 전에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마음은 성립한다. 짧은 제목이 복잡한 배경 설명을 대신하며 사람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앞이 흐린 길에서 손을 내밀기
먼지 낀 길은 어디를 지나왔는지 알려주는 지도보다 시야의 상태를 먼저 떠올리게 한다. 길 위에 있어도 앞을 잘 볼 수 없다는 감각이다. 노래에서 떠남의 제안이 나올 때 이 이미지는 다른 무게를 얻는다. 도착지를 확신해서 이끄는 사람의 계획이라기보다, 아직 보이지 않는 곳으로 함께 움직이려는 제안으로 읽을 수 있다.
그래서 손을 내미는 행동이 중요해진다. 상대에게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하는 대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과거에 한 일의 흔적을 바라보는 장면과 떠나려는 말도 나란히 남는다. 떠남은 모든 기록이 지워졌다는 확인이 아니다. 지나온 것이 여전히 있는 상태에서 다른 방향을 택하려는 순간이다. 곡의 짧은 문장들은 그 앞뒤 사정을 모두 매듭짓지 않는다.
함께 가자는 말 뒤에 남은 혼자
노랫말에는 혼자 앉아 있는 모습도 놓여 있다. 함께 떠나자는 제안이 있었다고 해서 그 동행이 끝까지 이어졌다고 확인할 수는 없다. 넓게 펼쳐지는 세계의 색과 혼자의 자리는 서로 다른 크기를 갖는다. 눈앞에 많은 것이 있어도 필요한 한 사람의 존재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는 식으로 읽을 여지가 생긴다. 제목은 풍경을 설명하는 말보다 그 풍경 안의 빈자리를 가리키는 말로 돌아온다.
영화의 화면에서 떨어져 들으면 이 미완의 관계가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누구를 만났고 어디까지 갔는지 정확한 답을 받는 대신, 낯선 연락에서 동행의 제안과 혼자의 자리로 이어지는 간격을 따라가게 된다. ‘I Need You’의 짧은 제목은 그 간격을 지워주지 않는다. 다만 세상이 낯설게 느껴질 때 무엇을 더 알아야 하는가보다 누구에게 말을 건네고 싶은가를 남긴다.
음원·제작 정보
Interscope Records · 다이버전트 사운드트랙 공식 음원 ↗ · Universal Music Group · 공식 곡 크레딧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