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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음악·음반

Röyksopp 「What Else Is There?」에 떠도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

발행 2025-01-14 · 편집 갱신 2026-10-25 · CROSSWAVE EDITION

Röyksopp 「What Else Is There?」에 떠도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
ARTISTRöyksoppWORKWhat Else Is There?FORMAT음악 리뷰

Röyksopp의 「What Else Is There?」에서 낯선 것은 풍경만이 아니다. 분명 그곳에 있었지만 상대에게는 보이지 않았다는 감각이 노래의 중심을 흔든다. 존재하는 일과 알아봐 주는 일이 서로 어긋나 있는 셈이다. 전자적인 사운드와 Karin Dreijer의 목소리가 만날 때 이 거리는 더욱 선명해진다. 부드럽게 흘러가는 배경 속에서도 목소리는 쉽게 녹아들지 않고, 누군가에게 닿으려다 공중에 남은 말처럼 들린다. 몽환적이라는 수식보다 먼저 붙잡을 만한 긴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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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ksopp - What Else Is There (Live @ Glastonbur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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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존재

이 노래의 화자는 자신이 누구인지 설명하는 데서 출발하기보다 자신을 보지 못한 상대를 의식한다. 고독이 혼자 남은 상태에만 머물지 않고, 곁에 있었어도 알아보지 못한 관계의 문제로 바뀌는 것이다. 그래서 길과 이동의 이미지는 목적지로 나아가는 서사라기보다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지나친 흔적처럼 읽힌다. 풍경이 넓어질수록 화자의 말은 더 멀리 흩어진다. 노래가 만드는 불안은 무언가가 없다는 사실보다 있는데도 포착되지 않는다는 감각에 가깝다.

제목의 질문도 단순히 더 많은 것을 원한다는 말로 고정되지 않는다. 남아 있는 가능성을 묻는 말일 수도 있고, 이미 주어진 것으로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다는 막막함일 수도 있다. 같은 질문이 돌아와도 앞서 쌓인 이미지 때문에 그 무게가 달라진다. 곧바로 답을 내놓지 않기에 청자는 질문을 해결하기보다 그 주위를 맴돌게 된다. 이 노래의 반복은 명확한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장치인 동시에 의미가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치다.

전자음과 목소리 사이의 낯선 틈

전자적 질감과 서정성의 결합은 이 흔들림을 받쳐준다. 감정을 차갑게 지워버리는 디지털 소리와 따뜻한 인간 목소리라는 단순한 구도는 아니다. 목소리 자체도 낯설게 들리며, 그 낯섦이 사운드의 일부가 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어긋난다. 익숙한 고백의 억양으로 마음을 설명하지 않기 때문에 가사는 더 직접적으로 해명되지 않는다. 감정이 소리 속에서 모습을 얻었다가 다시 흐릿해지는 과정이 노래의 매력이 된다.

Dreijer의 음색을 특이하다는 말로만 묶으면 이 곡에서 맡는 역할을 놓치기 쉽다. 중요한 것은 그 목소리가 어디에 속하는지 쉽게 결정할 수 없다는 감각이다. 가까이 들려도 다가가기 어렵고, 또렷한 문장이 나와도 화자의 얼굴은 선명해지지 않는다. 이 거리 때문에 듣는 사람은 노래 속 인물을 곧바로 이해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소리의 개성이 감정의 모호함을 장식하는 대신, 타인을 완전히 알아볼 수 없다는 상황을 귀로 경험하게 한다.

질문을 닫지 않는 풍경

「What Else Is There?」를 듣고 난 뒤에는 질문의 정답보다 누군가 지나간 자리의 공기가 남는다. 영화나 광고에서의 사용 이력을 몰라도 이 곡이 하나의 장면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설명을 덜어낸 채 관계의 흔적을 펼쳐놓기 때문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보다 무엇을 보지 못했는지가 마음에 걸린다. 다시 재생하면 제목은 더 큰 것을 달라는 요구보다 아직 보이지 않은 것이 있느냐는 물음에 가까워진다. 노래는 그 가능성을 닫지 않은 채 떠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