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나카시마 미카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 제목 너머에 남는 삶

노래방 번호
나카시마 미카의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은 제목만으로 노래 전체의 표정을 정하기 쉬운 곡이다. 그러나 귀를 기울여야 할 곳은 강한 문장 뒤에 계속 붙는 이유들이다. 같은 시작이 되돌아와도 그것이 바라보는 풍경과 마음은 한곳에 고정되지 않는다.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모두 묶기에는 감정이 움직이는 방향이 많다. 이 노래의 힘은 고통을 크게 선언하는 데서만 생기지 않는다. 그 말을 끝까지 들어야 다른 마음이 보인다는 사실을 목소리로 설득하는 데 있다.
이유를 말하는 문장이 계속되는 까닭
제목의 문장은 이유를 설명하겠다고 시작하지만, 노래가 이어질수록 하나의 이유로 마음을 정리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일상의 작은 감각과 큰 절망이 같은 문장에 놓이면 둘 사이의 비율도 흔들린다. 남에게 사소해 보이는 것이 한 사람에게는 크게 닿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차이를 이해하려면 화자의 말을 진단이나 극적인 고백으로 재빨리 분류하지 않아야 한다. 반복은 증상의 목록이 아니라 같은 세계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마음의 움직임으로 읽을 수 있다.
가사 속 화자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곧바로 겹치지 않는 일도 중요하다. 미카의 목소리가 가깝게 느껴져도 노래의 고통을 곧바로 가수의 사생활로 옮길 수는 없다. 가창은 타인의 언어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해석의 행위이기도 하다. 작사·작곡을 맡은 아키타 히로무의 언어가 미카의 목소리에서 어떻게 들리는지를 살피면 그 만남의 의미가 달라진다. 실제 사연을 알아야 감동할 수 있는 노래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이 한 문장을 통과하며 청자에게 닿는 노래로 이해하게 된다.
고통을 한 가지 표정으로 고정하지 않는 목소리
섬세함과 감정의 고조는 서로 반대되는 능력이 아니다. 조용히 들리는 말에도 힘이 실릴 수 있고 크게 펼쳐진 목소리에도 망설임이 남을 수 있다. 이 곡에서는 가창의 크기를 절망의 크기와 일대일로 맞추기보다 문장의 방향이 달라지는 순간을 듣는 편이 좋다. 같은 시작이 돌아왔을 때 무엇을 바라보는지, 앞에서 들었던 이유가 뒤의 이유와 어떤 관계를 맺는지 살펴보면 감정은 고통이라는 한 단어보다 세밀한 얼굴을 얻는다.
이 노래를 아름다운 절망이라는 표현으로만 소비하면 끝까지 따라가야 보이는 변화가 가려진다. 고통을 말하는 일은 고통에 머무르기 위한 행위만은 아니며,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태를 들려주는 순간 이미 관계를 향한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다고 노래 한 곡이 삶의 어려움을 모두 해결한다고 주장할 필요도 없다. 괴로웠던 시간을 지우지 않고 다른 대상을 바라볼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남는다. 청자는 정답을 받기보다 그 시선이 이동하는 과정을 함께 지나간다.
절망만으로 노래를 기억하지 않기
마지막에 다시 제목을 떠올리면 처음의 충격과는 다른 무게가 생긴다. 한 문장을 들었다는 사실보다 그 문장 뒤에 붙은 마음들을 끝까지 들었다는 경험이 남기 때문이다. 「내가 죽으려고 생각한 것은」은 절망의 극단을 전시하는 제목으로만 기억하기에는 살아 있는 것들을 향한 시선이 긴 노래다. 미카의 목소리는 그 길을 단숨에 밝게 만들지 않는다. 어둠을 없애지 않고도 그 안에서 다른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는 여운을 서서히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