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토미 엠마누엘 Mombasa, 기타의 표면에서 번지는 리듬

토미 엠마누엘의 ‘Mombasa’는 기타를 선율을 내는 악기로만 듣던 귀를 다른 쪽으로 돌린다. 음이 이어지는 흐름과 타악적인 감각이 함께 움직이면서, 한 대의 악기가 얼마나 다른 표정을 만들 수 있는지 묻게 한다. 그렇다고 이를 곧바로 어떤 대륙의 풍경을 완벽하게 옮긴 음악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몸바사라는 도시 이름이 상상을 열어주더라도, 감상의 출발점은 특정 문화를 설명하는 말보다 눈앞의 악기와 손이 만들어내는 구체적인 움직임에 있다.
현과 몸통이 나누는 움직임
이 연주의 흥미는 선율과 리듬이 서로의 배경으로 물러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음을 따라가다가도 소리가 만들어지는 접촉의 감각이 귀를 붙잡고, 리듬에 몸을 맡기다가도 선율이 다시 흐름의 방향을 제시한다. 기타 한 대에서 여러 악기를 듣는 듯한 인상은 이 관계를 설명하는 출발점이 된다. 실제 악기의 수를 늘리는 것과는 다르게, 같은 소리의 표면에서 역할이 바뀌며 넓어지는 공간이다. 귀는 그 전환을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바빠진다.
타악적인 움직임은 선율이 잠시 쉬어갈 때 넣는 장식만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것 역시 곡을 다음으로 이끄는 말이 되며, 이어지는 음의 인상을 바꾼다. 기타를 아름다운 음색의 그릇으로만 보면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다. 소리의 높이와 길이뿐 아니라 부딪히는 질감에도 주의를 기울이면, 악기의 몸 전체가 연주에 참여한다는 감각이 살아난다. 서로 다른 질감이 이어지고 반응하는 흐름을 따라가면 선율과 타악적 소리를 나누던 경계도 느슨해진다. 기타가 말을 거는 방식이 그만큼 많아지는 것이다.
도시 이름을 풍경의 정답으로 삼지 않기
몸바사라는 제목은 멀리 있는 장소를 떠올리게 하지만, 그 이름 하나로 음악을 광활한 자연이나 막연한 이국성에 가둘 필요는 없다. 도시에는 여러 삶과 소리가 있고, 한 연주곡이 그 전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제목과 연주 사이에 그런 거리를 남겨두면 소리를 더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떠오르는 풍경을 곡의 유일한 뜻으로 확정하지 않고, 리듬의 움직임을 따라 달라지는 개인적인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상상은 풍부해지되 장소에 대한 단정은 줄어든다.
연주 영상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장면은 손때 묻은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이다. 악기의 흔적을 연주자의 내면이나 과거에 대한 증거로 과장할 필요는 없지만, 소리가 추상적인 기술만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상기시킨다. 손과 악기가 맞닿는 물리적인 시간이 음악에 놓여 있다. 화려한 순간을 따로 떼어 기교의 목록을 만드는 대신, 그 접촉이 곡의 흐름 안에서 어떻게 살아나는지 보면 연주의 활기가 다르게 느껴진다. 기술은 그때 움직임의 언어가 된다.
기교가 흐름으로 바뀌는 순간
‘Mombasa’를 다시 들을 때에는 가장 빠르거나 복잡해 보이는 순간만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선율을 내던 악기가 다른 질감으로 말을 걸고, 그 감각이 다시 음악의 흐름에 합류하는 작은 전환이 곡을 움직인다. 한 대의 기타가 여러 역할을 한다는 놀라움도 결국 그 역할들이 서로 이어질 때 오래 남는다. 제목에서 시작한 먼 풍경의 상상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가까운 곳에서 손과 나무와 현이 나누는 대화만으로, 연주는 충분히 넓은 움직임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