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그린 데이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달력이 끝내지 못하는 기억

노래방 번호
9월이 끝나면 깨워 달라는 부탁은 시간을 조금만 건너뛰고 싶다는 말이다. 그린 데이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에서 이 달은 단순한 계절의 이름보다 무겁다. 달력은 다음 장으로 넘어가지만 그 안에 묶인 기억까지 함께 넘어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빌리 조 암스트롱은 2019년 하워드 스턴 쇼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은 경험과 이 곡을 연결해 이야기했다. 9월이 자신에게 계속 무겁게 남았다는 설명은 제목의 날짜에 개인의 시간을 돌려준다. 모두에게 똑같이 흐르는 한 달이 누군가에게는 전혀 다른 길이가 될 수 있다.
Green Day -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Official Music Video] [4K Upgrade]
끝나는 달과 끝나지 않는 상실
곡의 제목은 슬픔을 없애겠다는 약속보다 그 시간을 잠시 견디기 어렵다는 고백에 가깝다. 끝을 알려 줄 다른 누군가를 부른다는 점에서도 혼자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는 태도와 거리가 있다. 아무 일 없듯 생활로 돌아가기 전에 잠깐 멈추고 싶은 마음이 짧은 부탁 안에 들어 있다.
아버지에 관한 창작 배경은 그 부탁을 추상적인 우울에서 구체적인 상실로 옮긴다. 그렇다고 청자가 같은 사연을 가져야만 노래에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자기에게 유난히 무거운 달과 계절을 떠올릴 자리가 생긴다. 한 사람의 기억이 분명하기에, 다른 사람의 기억도 함부로 같다고 처리되지 않는다.
소리가 커져도 슬픔은 해결되지 않는다
차분한 시작에서 밴드의 소리가 넓어질 때, 부탁의 크기도 달라진다. 처음 가까이 들리던 말이 더 큰 공간을 차지한다. 그러나 밖으로 크게 표현한다는 사실이 상실에서 벗어났다는 뜻은 아니다. 같은 말이 작은 목소리에도 큰 소리에도 남는다는 점이 오히려 그 지속을 드러낸다.
이 흐름은 감정을 터뜨린 뒤 모든 것이 가벼워지는 결말을 쉽게 주지 않는다. 커지는 소리는 고통을 끝내기보다 그 고통에 충분한 자리를 내어주는 것처럼 들린다. 청자는 얼마나 세게 부르는지와 얼마나 회복했는지를 같은 척도로 재지 않게 된다.
뮤직비디오의 이별이 더해지는 자리
공식 뮤직비디오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대와 전쟁으로 인한 이별을 이 노래에 겹친다. 아버지의 죽음에서 출발한 음악이 다른 관계의 상실을 담는 화면과 만난 것이다. 노래와 영상은 같은 사건의 두 기록이기보다, 서로 다른 이별이 같은 부탁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9월 뒤에도 이 곡을 듣게 되는 이유도 그 안에 있다. 시간이 지나도 기억은 같은 속도로 멀어지지 않는다. 곡은 그 차이를 고쳐야 할 문제로 재촉하기보다, 어떤 기간은 특별히 견디기 어렵다고 말할 수 있는 형태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