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미세스 그린 애플 ‘ライラック’, 청춘의 속도에 다시 올라탄 어른들

노래방 번호
‘ライラック’의 기타는 청춘을 먼 풍경으로 걸어두지 않는다. 먼저 움직이고, 다음 움직임을 기다리게 한다. 미세스 그린 애플이 TV 애니메이션 《망각 배터리》의 오프닝으로 내놓은 이 곡은 그래서 오래된 기억을 정리하는 노래로만 들리지 않는다. 반가운 계절을 떠올리면서도 지금의 몸을 움직이는 음악이다. 기억 속의 자신과 현재 연주하는 사람 사이에 속도 차이가 생긴다.
밴드의 공식 라이너 노트에는 오모리 모토키가 성인이 된 자신들이 청춘의 노래를 다시 쓴다면 어떤 모습일지 생각한 것이 출발점이었다고 소개되어 있다. ‘青と夏’를 알고 듣는다면 이 질문이 더 선명하다. 같은 주제로 돌아왔지만 같은 사람이 같은 자리에 돌아온 것은 아니다. 그 사이 지나온 시간이 무엇을 바꾸었는지가 새 노래를 듣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멜로디와 나란히 달리는 기타
곡의 얼굴을 기타에서 찾으면 보컬이 들어온 뒤에도 귀가 한곳에만 머물지 않는다. 노랫말을 따라가는 동안 악기의 움직임도 계속 의식하게 된다. 그 관계는 청춘을 뜻으로 먼저 설명하는 대신 소리의 활동으로 경험하게 한다. 멜로디를 기억하는 귀와 기타의 다음 길을 따라가는 귀가 함께 바빠지는 것이다.
공식 해설은 이 곡의 기술적인 기타 프레이징과 함께 여러 리듬 및 변박을 사용하는 전개를 짚는다. 빠르게 들린다는 한마디로 묶기에는 움직이는 방식이 한 가지가 아니라는 뜻이다. 같은 추진력을 유지하면서도 몸이 타는 박자의 감각이 달라질 수 있다. 질주는 단순히 앞으로 밀어붙이는 직선보다 곡 안에서 계속 다른 표정을 얻는 과정으로 들린다.
지나온 시간을 지우지 않는 청춘의 노래
성인이 되어 청춘을 부르면 그때 몰랐던 것을 이제는 안다는 시선이 끼어들기 쉽다. ‘ライラック’의 흥미로운 지점은 그 거리에서 옛 자신을 재빨리 정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밝고 생기 있는 음악 안에서 불안과 상처를 함께 바라볼 수 있다면, 지나간 시절의 가치는 그때 모든 것이 좋았다는 증명에 달려 있지 않다.
‘青と夏’와의 비교 역시 어느 노래가 더 성숙한지 채점하는 방식보다, 같은 밴드가 청춘을 말하는 위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듣는 편이 알맞다. 먼저 알았던 곡이 새 곡을 위한 배경이 되고, 새 곡은 익숙한 기억을 다시 보게 한다. 두 노래 사이의 시간은 음악을 만든 사람에게만 흐른 것이 아니라 그들을 듣던 사람에게도 흘렀다.
오프닝이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현재
애니메이션 오프닝이라는 자리는 노래에 매번 시작되는 시간도 더한다. 한 편의 이야기가 시작될 때 듣는 곡과 화면을 떠나 온전히 따라가는 곡은 서로 다른 경험이다. 영상과 함께 익숙해진 도입을 다시 만나도, 전체 곡에서는 그 뒤의 움직임까지 따라갈 수 있다. 이미 아는 짧은 구간이 새로운 청취의 입구가 된다.
다시 기타가 출발할 때 청자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을 수도 있고, 지금의 자신으로 그 시절을 듣고 싶을 수도 있다. 둘 가운데 하나를 정해야 할 필요는 없다. ‘ライラック’의 생기는 현재의 연주가 과거를 바라본다는 간격에 있다. 지나온 청춘을 보관하는 대신 오늘의 속도로 다시 움직이게 하는 것, 기억 속의 자신을 지금 연주하는 손으로 만나는 일이다.
음원·제작 정보
Mrs. GREEN APPLE · ライラック 주제가 발표 ↗ · Universal Music · 10 공식 라이너 노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