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이름을 향해 달리는 SKOOL의 「Julian」

노래방 번호
SKOOL의 「Julian」은 사랑을 멀리서 분석하는 대신 누군가의 이름을 향해 곧장 말을 건넨다. 간결한 고백과 앞으로 나아가는 밴드의 에너지가 만나면 감정은 정돈된 이야기보다 지금 꺼내는 말처럼 들린다.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은 단순하지만 입 밖에 내는 순간에는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생긴다. 직설성을 순수하다는 말로만 설명하면 그 긴장은 놓치기 쉽다. 기타와 목소리가 함께 움직이는 동안에도 상대의 답은 여전히 열려 있다. 노래의 시선은 완성된 관계보다 그 관계를 향해 나가는 사람 쪽에 있다.
SKOOL - Julian, 스쿨 - 줄리안, Music Camp 20010512
고백을 해설하는 대신 이름을 부르기
제목에 이름이 놓이면 말의 방향은 빠르게 정해진다. 사랑의 보편적인 정의보다 특정한 사람에게 닿고 싶은 마음이 중심이 된다. 청자는 줄리안의 모든 사정을 알지 못해도 이름을 부를 때의 가까움은 느낄 수 있다. 이름은 감정을 크게 장식하지 않으면서 말을 받을 대상을 남긴다. 그래서 익숙한 사랑의 표현도 여기서는 감정을 설명하기보다 한번 전해보는 행위가 된다. 어떤 마음인지를 이미 아는 것과 그 마음을 상대 앞에 놓는 일 사이의 간격이 곡 안에서 살아난다.
간결한 언어가 생각이 적다는 뜻은 아니다. 고민이 복잡했더라도 실제로 말할 때는 짧은 문장만 남을 수 있다. 「Julian」의 고백도 그런 거리에서 읽힌다. 사연을 전부 풀어놓지 않기에 청자는 결과를 미리 알지 못한 채 말을 따라간다. 누구나 이해할 표현과 누구에게도 쉽지만은 않은 행동이 겹치는 것이다. 그 단순함은 감정을 평평하게 만들기보다 꺼내는 순간에 집중하게 한다. 말이 능숙하게 꾸며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오히려 화자의 가까운 표정을 남길 수 있다.
기타가 마련하는 말의 속도
기타의 움직임은 그 고백을 가만히 세워두지 않는다. 밴드의 추진력 안에서는 주저하는 마음도 소리의 흐름을 타고 바깥으로 나온다. 뜻을 다 정리하기 전에 몸이 먼저 반응하는 감각이다. 이를 청춘의 활기로만 묶기보다 쉽게 말하지 못하던 것을 말하게 하는 박자로 들어볼 수 있다. 리듬은 고백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지만 그 순간을 통과할 속도를 마련한다. 마음은 자신이 없을 수 있어도 음악은 다음 구절로 이어진다는 점이 이 노래의 성급하면서도 솔직한 에너지가 된다.
보컬과 기타를 같은 표정으로 완전히 합칠 필요도 없다. 앞으로 미는 소리 곁에 목소리의 가늘고 가까운 결이 남아 있으면 크게 전하려는 사람의 서툼도 함께 들린다. 그 차이를 부족함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능숙하게 사랑을 해설하는 사람보다 지금 자신의 말을 내보는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다. 힘 있는 반주와 망설일 수 있는 목소리가 나란히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는 단순한 자신감과 다르다. 큰 소리로 부를 수 있다는 것과 마음을 확신한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일이 아니다.
추억을 지나 지금 다시 듣는 서툼
예전에 이 곡을 알았다면 익숙한 시대의 풍경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억을 공유해야만 노래가 성립하지는 않는다. 좋아하는 사람의 반응은 아직 모른다는 상황은 다른 시간의 청자에게도 열린다. 제목의 이름을 부르는 행동과 밴드의 움직임에 집중하면 지금의 귀에서도 작은 긴장이 생긴다. 「Julian」이 남기는 것은 고백의 결과보다 이름을 한번 불러본 순간이다. 자기 안에만 있던 감정이 소리를 얻어 상대 쪽으로 나아갔다는 변화가, 다시 돌아오는 기타 위에서도 여전히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