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 · 칼럼
체인지 스트릿에서 카노우 미유를 만났다면, 다음에는 이 노래들

‘체인지 스트릿’의 일본 출연진에는 코다 쿠미와 크리스탈 케이, 카와사키 타카야 등과 함께 카노우 미유의 이름이 올랐다. 이미 알고 있던 가수를 기다리며 프로그램을 켠 사람에게는 새로운 이름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미유의 공연을 따라온 관객이라면, 작은 무대와 자작곡에서 만나던 가수가 이번에는 어떤 노래로 다른 출연자와 함께할지 궁금해진다. 같은 라인업을 보아도 출발점은 서로 다르다.
그래서 이번 출연을 살펴볼 때에는 ‘왜 제작진이 그를 골랐는가’보다 먼저 볼 것이 있다. 미유는 어떤 무대에서 노래해왔고, 어떤 곡을 직접 써왔는가. 방송으로 처음 이름을 만난 사람이 그 공연과 음악까지 찾아갈 수 있다면 출연자 명단은 한 가수를 알아가는 입구가 된다. 경연에서 부른 노래와 자기 이름으로 발표한 곡을 함께 들을 때, 방송의 한 장면 밖으로 활동의 폭이 조금 더 넓어진다.
서로의 거리로 건너간 음악 프로그램
ENA와 후지TV가 공동 제작한 ‘체인지 스트릿’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한 음악 프로그램이다. 후지TV의 공식 소개는 두 나라의 아티스트가 서로의 나라를 방문해 거리 공연을 펼치고, 현지 문화 체험과 스튜디오 대화를 함께 담는 형식을 설명한다. 노래가 울리는 장소와 그 장소를 만나는 가수의 반응이 프로그램의 일부인 셈이다.
방송 무대를 기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익숙한 곡을 어떤 공간에서 부를지, 다른 언어를 쓰는 음악가와 어떻게 만나게 될지에 관심이 생긴다. 정해진 경연 결과만 따라가는 대신 거리의 풍경과 노래가 함께 놓인다. 다만 프로그램이 내세운 형식과 개별 출연자의 무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가수를 처음 보게 될지는 시청자의 몫이고, 기억에 남을 장면은 실제 공연 안에서 만들어진다.
미유의 출연은 sis 공식 사이트도 2025년 12월 17일 공지했다. 당시 안내된 첫 방송은 한국 ENA가 12월 20일 오후 9시 30분, 일본 후지TV가 12월 19일 심야 26시 45분이었다. 후지TV는 관동 지역 방송과 방송 직후 FOD 공개를 알렸다. 두 방송사의 편성이 같은 시각이었던 것은 아니다. 출연소식을 접하는 창구는 달라도, 양국 시청자가 같은 음악 프로그램에서 미유를 만날 기회가 생겼다는 점은 함께 남는다.

경연곡을 통해 만난 목소리, 그 이전의 기타
미유를 한국 시청자에게 알린 활동에는 ‘트롯걸즈 재팬’과 ‘한일가왕전’,‘한일톱텐쇼’가 있다. 그 가운데 「Over Drive」는 JUDY AND MARY의 곡이다. 미유의 음악을 소개할 때 자주 만나는 노래지만, 자작곡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알고 있던 원곡을 한 가수의 목소리로 다시 듣는 경험과, 그 가수가 직접 만든 노래를 처음 듣는 경험은 서로 다른 즐거움을 준다.
방송 활동보다 앞선 시간에는 기타를 들고 부르던 노래가 있다. 공식 프로필은 어린 시절부터 기타 반주로 라이브 활동을 했고,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뮤직 시티 텐진에 연속 출연한 이력을 소개한다. 미유의 무대를 오디션 출신이라는 말 하나로만 설명하면 이 시간이 잘 보이지 않는다. 지역의 라이브와 방송 경연은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대신하는 이력이 아니라, 같은 가수가 노래를 들려온 서로 다른 자리다.
이 두 장면을 함께 떠올리면 노래를 고르는 일에도 관심이 간다. 커버 무대에서는 원곡을 아는 청자의 기억이 공연에 들어온다. 자작곡을 부를 때에는 그 가수의 다른 노래를 알고 있는 관객과 처음 듣는 관객이 만난다. 어느 쪽이 더 진실한 표현인지 순서를 매길 필요는 없다. 한 곡이 익숙함을 발판으로 건네진다면, 다른 곡은 처음의 멜로디부터 청자를 만나기 시작한다.
자작곡을 들으러 이어지는 길
미유의 솔로 레퍼토리에는 「DO IT NOW」와 「あきらめないで」,「Re:Road」,「Terminal」,「Baby Paradise」 등이 있다. 이 곡들을 이어 들을 때에는 한 가지 분위기로 미유를 요약하기 어려워진다. 밝게 움직이는 노래와 천천히 마음을 남기는 노래를 함께 놓고 들으면, 경연에서 본 한 무대만으로는 알기 어려웠던 공연의 호흡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DO IT NOW」와 「あきらめないで」에서는 노래가 앞으로 나아가는 기운이 먼저 들어온다. 반면 「Re:Road」를 이야기할 때에는 감정을 한 번에 터뜨리는 순간보다 이어지는 흐름을 듣게 된다. 이런 차이는 강한 곡과 약한 곡으로 나누기보다, 공연에서 청자가 서로 다른 속도로 노래를 받아들이게 하는 대비로 볼 만하다. 처음에는 한 곡에 끌렸더라도 다른 곡을 이어 들으면서 목소리의 또 다른 표정을 만날 수 있다.
「Terminal」과 「Baby Paradise」도 함께 들어볼 이름이다. 한 곡만으로 가수의 성격이나 지나온 삶을 설명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제목의 노래가 같은 공연 안에 놓일 때 무엇이 달라지는지 듣는 편이 좋다. 음반이나 영상의 한 트랙을 고르는 일과 공연 전체를 따라가는 일의 차이도 그 사이에 있다. 좋아하는 곡을 기다리다가 아직 몰랐던 노래를 만나는 시간이 생긴다.
방송 출연에서 자작곡으로 관심이 이어진다는 것은 꼭 방송에서 그 곡을 부른다는 뜻은 아니다. 프로그램에서 목소리를 기억한 뒤 공식 채널에서 다른 영상을 찾아보거나, 공연 제목과 같은 곡을 들어보는 길도 있다. 미유의 공식 활동 이력에는 2025년 도쿄 하라주쿠 RUIDO와 서울 ONMAM THEATER의 단독 공연 ‘Terminal’이 함께 올라 있다. 한 프로그램의 일본 출연자 명단에서 시작된 관심이 양국의 공연 기록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그룹과 솔로, 이름을 만나는 서로 다른 자리
미유는 sis 활동과 솔로 공연을 함께 이어왔다. 그룹 안에서 노래를 만나는 사람과 혼자 이름을 건 공연을 찾는 사람은 처음부터 같은 기대를 갖지는 않는다. 함께 부르는 목소리를 기다릴 수도 있고, 기타를 든 싱어송라이터의 노래를 더 듣고 싶을 수도 있다. 어느 한 모습이 본모습이고 다른 모습이 잠시 빌린 역할이라고 정할 이유는 없다. 각 공연에서 맡은 노래를 보고 나면 가수의 이름에 연결되는 장면이 하나씩 더해진다.
‘체인지 스트릿’도 그 장면들 사이에 놓인다. 이미 경연을 통해 미유를 안 사람에게는 다른 형식의 프로그램이고, 처음 만난 시청자에게는 앞선 무대를 찾아볼 계기가 될 수 있다. 방송 한 번이 곧 인지도나 음악적 평가의 변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다만 노래를 만날 통로가 늘었다는 사실은 구체적이다. 그다음에 어떤 곡을 듣고 어떤 공연을 찾을지는 시청자 각자의 관심을 따라 이어진다.
공연장 이름까지 찾아보는 일도 음악을 듣는 방식의 하나다. 하라주쿠 RUIDO와 서울 ONMAM THEATER라는 서로 다른 장소에 같은‘Terminal’이라는 공연 제목이 적혀 있으면, 한 가수의 노래가 두 도시에서 어떻게 이어졌는지 궁금해진다. 양국을 오간다는 표현이 막연한 수식어로 남지 않고, 실제 티켓과 공연 기록이 있는 활동으로 다가오는 대목이다. 방송은 그 시간을 전부 보여주지는 않지만, 관심이 생긴 시청자가 더 찾아볼 수 있는 이름을 건넨다.
처음 듣는 가수의 곡을 한꺼번에 많이 외울 필요는 없다. 먼저 귀에 남은 한 곡에서 출발해도 충분하다. 경연의 커버 한 곡과 솔로 공연의 노래 한 곡을 나란히 놓으면, 프로그램의 짧은 출연 장면에서 보지 못했던 차이를 스스로 들을 수 있다. 한 가수의 가능성을 대신 단정하는 말보다 이런 청취의 시간이 더 오래 남을 수 있다.
명단 다음에 남는 노래
새로운 출연자를 소개할 때 ‘발견될 가수’라는 말은 편리하다. 하지만 그 말이 오래 노래해온 시간까지 지우게 할 필요는 없다. 미유에게는 프로그램의 라인업에 오르기 전부터 부르던 곡과 찾아온 관객이 있었다. ‘체인지 스트릿’에서 그를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이미 실력을 증명했다는 결론보다, 어떤 음악부터 들어보면 좋을지에 관한 구체적인 안내일 것이다.
그래서 방송에서 기억에 남은 목소리가 있다면 그다음에는 곡 하나를 더 들어보고 싶다. 「Over Drive」를 통해 만났다면 자작곡을, 솔로 공연을 먼저 봤다면 다른 가수와 함께한 무대를 찾아볼 수 있다. 프로그램 제목 아래 적힌 이름이 실제 노래의 기억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카노우 미유의 출연을 기다리고 다시 보는 재미도, 그 이름 옆에 아직 듣지 않은 노래가 남아 있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