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하타 모토히로 ‘Rain’, 비 뒤에 조금 밝은 감정을 남기기

노래방 번호
《언어의 정원》의 비를 기억하는 사람에게 ‘Rain’은 화면과 분리하기 어려운 노래다. 그러나 그 비 속에는 영화보다 먼저 존재하던 노랫말과 선율이 흐른다. 오에 센리가 쓴 곡을 하타 모토히로가 다시 부르고, 미나가와 마코토가 편곡한 녹음이 영화의 끝에 놓였다. 원곡과 커버와 영화, 세 시간이 한 곡에서 만난다.
이 만남을 이해하는 데에는 하타의 제작 설명이 도움이 된다. 2013년 인터뷰에서 그는 원곡의 독특한 말 붙임과 전조를 이야기했고, 영화의 끝을 지나치게 슬프게 만들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비의 이미지와 곡의 감정을 같은 색으로 칠하지 않은 선택이다.
The Garden of Words [Ending Song]
원곡을 바꾸기 전에 발견한 낯선 말
커버는 같은 가사와 선율을 가져오지만, 부르는 사람에게까지 그것이 익숙한 언어라는 보장은 없다. 하타가 원곡의 독특함을 먼저 언급했다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자신의 노래처럼 매끈하게 바꾸기 전에 다른 작가가 만든 문장의 움직임을 만난 것이다.
원곡의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하는 일과 자기 방식으로 부르는 일 사이에 커버의 자리가 생긴다. 낯선 말 붙임을 지나가는 호흡을 들으면, 같은 선율에 새 목소리가 들어왔다는 차이가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원곡의 존재와 가창자의 개성이 서로를 지워야 할 필요는 없다.
비를 슬픔 하나로 마무리하지 않는 편곡
하타는 인터뷰에서 드럼과 프로그래밍에 의도적으로80년대의 느낌을 두고 자신이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했다고 밝혔다. 옛 곡의 시간을 모두 지우지 않으면서 새 녹음을 만드는 접근이다. 편곡자와 가수가 함께 고른 소리가, 영화의 비에서 조금 다른 감정을 꺼내는 통로가 된다.
비는 관계의 거리를 보여줄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누군가는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려 한다. 이미 끝난 일만 바라보는 슬픔과 아직 닿고 싶은 마음은 같은 방향이 아니다. 노래가 영화 끝에서 열어두는 것은 비가 내렸다는 사실보다 그 뒤에 남을 사람들의 시간처럼 느껴진다.
엔딩이 끝난 뒤에도 들을 수 있는 목소리
영화와 함께 처음 들었다면 장면이 선율에 오래 붙어 있을 것이다. 화면 없이 다시 들을 때에는 그 장면을 버릴 필요도, 모든 말을 등장인물에게 맞출 필요도 없다. 한편으로 정원의 비를 기억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에게 말을 건네는 노래의 화자를 만날 수 있다.
‘Rain’의 커버가 넓히는 것은 바로 이 이중의 자리다. 오에 센리의 작품으로 거슬러 갈 길과 하타의 목소리를 따라갈 길, 영화의 마지막을 떠올릴 길이 모두 남는다. 한 작품의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는 설명 너머에서, 서로 다른 작업이 어떻게 같은 비를 통과하는지 듣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