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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팬미팅·사인회

카노우 미유 「1999」 서울 팬미팅, 무대가 끝난 뒤 더 가까워진 시간

발행 2026-01-19 · 편집 갱신 2026-10-25 · CROSSWAVE EDITION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카노우 미유 · 2026년 1월 18일 서울 팬미팅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카노우 미유 · 서울 팬미팅
DATE2026.01.18VENUE서울 · ㅎㄷ카페 5층 갤러리PROGRAM「1999」 팬미팅

2026년 1월 18일 오후, 서울 홍대 ㅎㄷ카페 5층 갤러리에서 카노우 미유의 「1999」 팬미팅이 열렸다. 전날 저녁 홍대 STAGE에서 서울 라이브를 마친 뒤 다시 팬들과 만나는 자리였다. 이번에는 노래부터 시작하지 않았다. 일상의 사진을 함께 보고, 현장에서 남긴 질문에 답하고, 선물을 추첨한 뒤 기타를 들었다. 전날의 공연을 본 관객에게는 그 무대에서 이어지는 오후였고, 이날의 순서는 말과 노래가 번갈아 공간을 채우는 방식으로 흘러갔다.

FAN MEETING2 TRACKS

서울 팬미팅 어쿠스틱 주요 곡

주요 레퍼토리 · 순서 무관

  • 비밀번호 486
  • 二人の世界

무대와 객석의 거리는 가까웠다. 큰 무대장치나 강한 조명이 앞서는 공간이 아니어서, 미유가 사진을 보여주고 말을 덧붙이면 객석의 웃음과 반응이 곧바로 돌아왔다. 사진을 보는 동안의 표정, 질문을 읽고 잠시 생각하는 모습, 다음 순서로 넘어갈 때의 인사까지 관객 가까이에서 이어졌다. 설명을 듣는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짧은 대화가 덧붙는 자리였다.

팬미팅에서 관객을 향해 포즈를 취한 카노우 미유 · 2026년 1월 18일 서울 홍대
팬미팅에서 관객을 향해 포즈를 취한 카노우 미유 · 2026년 1월 18일 서울 홍대

사진 속 대만에서 시작된 이야기

팬미팅의 시작은 음악이 아니었다. 카노우 미유는 무대에 올라 기타를 들기보다, 먼저 자신의 일상을 담은 사진들을 하나씩 꺼내 보이며 팬들과 마주했다. 이동 중에 찍힌 장면, 공연 사이의 틈에서 포착된 순간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컷들이었지만, 그녀는 그 사진들에 얽힌 기억을 덧붙이며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갔다. 무대 위에서 완성된 표정이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며 남겨진 장면들을 매개로 팬들과 시간을 공유하는 방식이었다.

그중에는 대만에서 찍은 사진도 있었다. 미유는 그곳에서 처음 접한 ‘전기 파리채’ 이야기를 꺼냈다. 모기가 닿는 순간 ‘타닥’ 소리를 내는 모습이 신기했다며 웃었고, 한국에도 같은 물건이 있다는 말에는 다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함께 있던 일본 팬들이 “일본에는 없다”고 말하자 미유는 아마 안전 문제 때문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유와 객석이 각자 익숙하거나 낯선 생활 도구를 두고 말을 주고받던 순간이었다.

이어진 사진에서는 대만의 밤 풍경이 등장했다. 따뜻한 나라일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밤이 되자 예상보다 훨씬 추웠다는 이야기였다. 특히 매니저가 몰래 찍어두었다는 ‘자는 모습’ 사진이 공개되자 현장은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이불을 혼자서 거의 독차지한 채 웅크리고 자고 있는 모습에, 미유는 그제야 자신의 잠버릇이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호텔에 이불이 하나밖에 없어 매니저와 함께 덮고 잤던 상황이었다는 설명이 이어지자, 객석에서는 웃음과 공감이 자연스럽게 섞여 나왔다.

사진 설명이 끝날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이 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반응이 돌아왔다. 미유가 이야기를 풀어놓으면 관객이 한마디를 보태고, 그 말에 미유가 다시 놀라거나 웃는 식이었다. 대만 여행의 사진은 화면에 담긴 풍경만 보여주지 않았다. 처음 본 물건과 예상 밖의 추위, 자신의 잠든 모습을 뒤늦게 본 이야기가 차례로 붙었다.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으로 먼저 알고 있던 가수가 여행 중에는 무엇을 보고 어떻게 반응했는지 듣는 시간이 됐다.

가수가 아니었다면, 객석이 건넨 질문

사진으로 충분히 공기가 풀린 뒤, 팬미팅은 자연스럽게 Q&A 코너로 이어졌다. 사전에 정해진 질문이 아니라, 팬들이 현장에서 직접 남긴 질문에 카노우 미유가 하나씩 답하는 방식이었다. 음악에 대한 이야기부터 일상적인 궁금증까지 질문의 결은 다양했지만, 그녀는 어느 질문도 가볍게 넘기지 않았다. 짧은 질문 하나에도 잠시 시선을 올려 생각한 뒤 말을 고르는 모습이 반복됐고, 그 태도 자체가 이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기억에 남는 질문 가운데 하나는 “만약 가수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 것 같냐”는 물음이었다. 미유는 잠시 웃으며 부모님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은행원이라고 전한 뒤,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면 자신도 아마 평범한 회사원이 됐을 것 같다고 답했다. 거창한 다른 꿈을 내놓기보다 가족의 일을 떠올리며 답한 대목이었다. 노래와 공연을 중심으로 이어지던 자리에서 잠깐 다른 직업을 상상하는 질문이 나왔고, 그 대답은 미유가 평소 살아온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한국에서 보내오는 응원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미유는 잠시 고개를 끄덕인 뒤, 한국에서 늘 응원하고 공연장을 찾아주는 팬들 덕분에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공연에 이어 이날도 자리를 채운 관객 앞에서 건넨 감사였다. 가수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을 멀리서 설명하기보다, 그 활동을 지켜보고 직접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답하고 있다는 점이 이 장면을 가깝게 만들었다.

Q&A에서 모든 질문을 다루지는 못했다. 팬들이 남긴 질문의 수에 비해 시간이 짧아 몇 가지에 답한 뒤 다음 순서로 넘어가야 했다. 질문을 읽다가 코너를 마칠 때에는 객석에서 아쉬운 소리와 웃음이 함께 나왔다. 앞선 사진 소개가 미유가 꺼내놓는 이야기였다면, 이 순서는 관객이 궁금했던 것을 직접 묻는 시간이었다. 한 질문의 답을 듣고 나면 다음에는 무엇을 물었을지도 궁금해지는 만큼, 코너가 끝나는 순간의 아쉬움도 남았다.

질문을 읽자마자 준비된 답을 이어가는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유는 잠시 시선을 올리고 생각한 뒤 말을 골랐다. 사진에 붙는 설명과 객석의 질문을 듣고 답하는 말은 속도가 달랐다. 웃으며 꺼낸 부모님 이야기와 한국 팬에게 전한 감사도 각각의 질문 뒤에서 나왔다. 답변의 개수는 많지 않았지만, 가수가 어떤 질문 앞에서 잠시 멈추고 어떤 말로 대화를 이어가는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팬들이 남긴 질문과 메시지 · 2026년 1월 18일 서울 팬미팅
팬들이 남긴 질문과 메시지 · 2026년 1월 18일 서울 팬미팅

좋아하는 숫자6과 여섯 번의 추첨

Q&A가 마무리된 뒤에는 뽑기를 통해 선물을 나누는 시간이 이어졌다. 이 이벤트의 출발점은 카노우 미유가 좋아하는 숫자 ‘6’이었다. 그녀가 직접 준비한 여섯 개의 선물이 공개되자, 현장에는 자연스럽게 웃음이 퍼졌다. 추첨 방식은 단순했지만, 그 과정은 서두르지 않았다. 번호가 적힌 종이를 하나씩 뽑고, 당첨된 번호를 확인하며 객석을 둘러보는 짧은 시간마다 반응과 웃음이 자연스럽게 오갔다.

선물의 대부분은 미유가 실제로 입던 옷에 직접 사인한 것이었다. 공연이나 사진에서 보았을 법한 의상이 쇼핑백에 담겨 공개됐고, 손으로 쓴 짧은 편지도 함께 들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번호를 뽑기 전에는 어떤 물건이 준비됐는지 보고, 번호가 나온 뒤에는 당첨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객석은 추첨 결과만 기다리는 동안에도 미유가 선물을 소개하고 건네는 과정을 함께 보고 있었다.

선물을 건네는 과정에서는 준비된 순서가 잠깐 달라지기도 했다. 미유는 당첨된 팬을 보다가 그 사람이 이미 같은 옷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보고, 웃으며 다른 아이템으로 바꿔 건넸다. 이어 “이미 같은 옷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별도의 요청이 먼저 나온 뒤가 아니라 미유가 알아보고 바꾼 장면이었다. 번호로 정해진 추첨 사이에 당첨자와의 짧은 확인과 대화가 더해졌고, 그 과정을 객석도 함께 지켜봤다.

이 코너는 질문을 듣던 앞 순서와 다른 방식으로 관객의 반응을 불러냈다. 종이를 뽑을 때에는 번호를 기다리고, 번호가 확인되면 객석의 누군가를 바라보게 됐다. 여섯 번의 추첨에는 선물의 소개와 건네는 시간이 각각 붙었다. 같은 옷 대신 다른 물건을 골라주자 객석도 그 설명을 들으며 함께 웃었다. 정해진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미유와 객석이 말을 주고받을 틈은 이어졌다.

2026년 1월 18일 서울 팬미팅 티켓과 안내물
2026년 1월 18일 서울 팬미팅 티켓과 안내물

신청곡을 받아 다시 기타 앞으로

마지막에는 미유가 기타를 들었다. 사진을 보며 설명하고, 질문에 답하고, 번호를 확인하던 공간이 다시 노래를 듣는 자리로 바뀌었다. 전날 홍대 STAGE의 라이브와 달리 이날은 기타 반주를 곁들인 가까운 무대였다. 앞서 대화하던 목소리가 노래로 이어지면서, 팬미팅의 마지막 순서는 말로 나누던 시간을 음악으로 이어받았다.

이 시간의 노래들은 미리 정해진 셋리스트라기보다, 현장에서 만들어진 선택에 가까웠다. 팬들에게서 추천곡을 받아 그중 일부를 불렀고, 몇 곡은 미유가 직접 “지금 이 분위기에 맞을 것 같다”며 고른 노래였다. 기타 반주에 맞춰 불려진 ‘비밀번호 486’은 한국 팬들에게 특히 익숙한 곡이었고, 객석에서는 자연스럽게 반가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어 팬의 요청으로 불러준 ‘두 사람의 세계(二人の世界)’ 역시, 팬미팅이라는 자리의 성격에 잘 어울리는 선택처럼 들렸다.

당시 현장 기록은 이 순서를 약 세 곡으로 기억하고 있으며, 「TERMINAL」도 포함됐던 것으로 적고 있다. 다만 원기록에서부터 곡수와 순서는 또렷하지 않다고 밝혔으므로, 이를 완전한 세트리스트로 확정할 수는 없다. 분명하게 남아 있는 것은 객석에서 신청을 받고 미유도 곡을 고르며 노래를 이어갔다는 진행 방식이다. 사진 소개와 Q&A 때 오가던 대화가 마지막에는 선곡으로 이어졌다.

노래가 끝난 뒤에는 박수가 길게 이어졌다. 기타를 들기 전까지의 순서를 떠올리면, 같은 객석이 사진에 웃고 질문을 남기고 추첨의 번호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에는 노래를 듣고 있었다. 한 가지 형식으로 밀고 가기보다 코너마다 관객이 참여하는 방식이 달라졌다. 마지막 연주는 그 흐름의 끝에 놓여 있었고, 이미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뒤 들려온 목소리라 더 가까운 인사처럼 남았다.

노래 뒤에도 이어진 응원

팬미팅의 마지막은 미리 준비된 멘트로 정리되지 않았다. 대신 객석 곳곳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응원의 말과 박수가 공간을 채웠다. 정해진 순서 없이 흘러나온 목소리들이었고, 그래서 더 꾸밈없었다. 카노우 미유는 그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였고, 팬들을 향해 담담하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미유는 객석을 바라보며 함께해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노래를 마친 뒤에도 말을 건네고 그 대답을 듣는 시간이 조금 더 이어졌다. 처음 사진을 꺼내놓던 때부터 마지막 박수까지, 이 오후에는 관객의 반응을 듣는 순간이 반복됐다. 어떤 때에는 웃음으로, 어떤 때에는 질문으로, 또 어떤 때에는 신청곡과 응원으로 돌아오는 소리였다.

전날의 서울 라이브와 이날 팬미팅은 「1999」라는 이름 아래 이어진 서로 다른 자리였다. 공연에서는 노래를 들었고, 팬미팅에서는 그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사진과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에 다시 기타가 등장하면서 두 날 사이의 연결은 설명보다 자연스러웠다. 관객과 말을 나누던 가수가 같은 자리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홍대 갤러리의 오후를 기억하게 하는 것은 이런 작은 전환들이다. 사진 한 장에 붙은 말, 질문을 읽고 생각하던 잠깐의 멈춤, 뽑힌 번호를 확인하던 웃음, 그리고 객석에서 나온 신청곡. 멀리 떨어진 무대의 가수를 바라보는 시간과 달리, 이날은 반응을 돌려주며 함께 순서를 만들어가는 자리였다. 마지막 박수 뒤에도 앞서 나눈 이야기와 기타 소리가 함께 남았다.

팬미팅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든 카노우 미유
팬미팅에서 손으로 하트를 만든 카노우 미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