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누자베스 ‘aruarian dance’, 기타와 비트 사이에 머무는 시간

누자베스의 ‘aruarian dance’는 짧은 기타의 흐름을 다시 만나는 곡이다. 선율이 돌아오는 동안 비트는 그 아래에서 시간을 나눈다. 익숙해지는 소리와 계속 앞으로 가는 박자가 겹쳐, 같은 곳에 머무는 듯하면서도 곡은 조금씩 지나간다.
이 곡은 2004년 6월 23일 발매된 《samurai champloo music record departure》의 세 번째 트랙으로 실렸다. 공식 음반 목록은 해당 곡을 Nujabes의 작업으로 표기한다. 애니메이션의 기억으로 찾아왔든 음악부터 알았든, 이 구체적인 음반 안에서 곡의 자리를 확인할 수 있다.
aruarian dance
같은 선율을 다르게 듣게 하는 박자
기타의 반복에만 귀를 두면 부드러운 원을 그리는 곡처럼 느껴진다. 비트로 주의를 옮기면 같은 원 아래에서도 박자가 끊임없이 시간을 밀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선율과 리듬은 같은 역할을 하지 않는다. 한쪽이 익숙한 자리를 마련할 때 다른 쪽은 그 자리에 계속 머물 수만은 없게 한다.
그 차이를 듣는 데 거대한 전개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되돌아온 대목에서 기타를 먼저 들었다가 다음에는 비트를 앞에 둘 수 있다. 소리가 완전히 바뀌지 않아도 청자의 주의가 옮겨가며 반복의 표정은 달라진다.
애니메이션의 장면에서 네 분의 음악으로
사운드트랙에서 알게 된 곡은 특정 장면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화면 없이 들으면 기억 속 인물을 따라가던 귀가 음악의 가까운 움직임을 듣게 된다. 영상의 감정과 독립된 청취는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한 곡에 들어가는 문이 두 개 생기는 셈이다.
‘aruarian dance’의 여유를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상태로만 받아들이지 않아도 좋다. 같은 소리가 돌아오는 사이 세부에 조금 더 오래 귀를 둘 수도 있다. 조용한 배경으로 흘려듣던 곡이 어느 순간 감상의 앞자리로 오는 경험, 이 짧은 트랙은 그 이동을 허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