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버스커버스커 ‘벚꽃 엔딩’, 꽃이 지기 전에 함께 걷자는 말

노래방 번호
‘벚꽃 엔딩’은 2012년 3월 29일 발매된 버스커버스커 1집의 타이틀곡이다. 장범준이 작사·작곡하고 배영준과 함께 편곡했다. 음반 소개는 2011년 봄 천안 북일고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출발점으로 설명한다. 막연한 봄의 찬가보다 실제로 보았던 한 장면에서 시작된 노래다. 그 풍경은 곧 누군가에게 함께 걷자고 건네는 초대가 된다.
봄을 보여주기 전에 사람을 부른다
상대를 거듭 부르는 도입은 계절의 설명보다 누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지 먼저 들려준다. 혼자 볼 수 있는 벚꽃길이 두 사람이 걸을 가능성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장범준의 말하듯 가까운 음색과 어쿠스틱한 질감은 이 초대를 거창한 의식으로 만들지 않는다. 음반이 강조하는 기타·베이스·드럼의 기본 편성도 풍경을 멀리 펼친 장관보다 실제로 길을 지나가는 몸의 감각과 어울린다.
가까운 초대를 만드는 세 사람의 소리
음반의 버스커버스커는 장범준의 보컬과 기타, 김형태의 베이스, 브래드의 드럼으로 소개된다. 공식 해설은 기본 악기 각각의 질감과 조합을 드러내는 제작을 강조한다. 이 설명을 곁에 두면 어쿠스틱하다는 인상을 단순히 작은 소리라는 뜻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게 된다. 누구의 목소리가 어떤 악기와 같은 시간을 나누는지에 귀를 둘 수 있다.
특히 곡 소개가 짚는 장범준의 가성은 봄을 묘사하는 말을 다른 질감으로 건네는 입구다. 편안한 목소리라는 인상 안에도 말하듯 다가오는 부분과 가볍게 떠오르는 부분을 달리 들을 여지가 생긴다. 꽃잎이 날리는 풍경을 장대한 장치로 재현하는 대신 한 사람이 말을 거는 소리의 표정에서 계절을 만나는 셈이다. 봄의 아름다움과 상대에게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이 그렇게 같은 거리에서 들린다.
시작하는 사랑에 왜 엔딩일까
공식 음반 소개는 제목을 해피엔딩이나 새드엔딩보다 꽃잎이 흩날려 멀어지는 장면과 연결한다. 관계가 끝났다는 판결보다 눈앞의 풍경이 지나간다는 이미지다. 그래서 함께 걷고 싶은 설렘과 지금을 오래 붙들 수 없다는 감각은 공존할 수 있다. 다시 봄이 왔다고 같은 사람과 같은 장면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어느 해에는 초대의 기대가, 다른 해에는 함께 걸었던 기억이 앞설 수 있다. 같은 노래가 달력의 반복보다 듣는 사람의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