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YB 「박하사탕」,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향한 목소리

노래방 번호
YB의 「박하사탕」에서 과거는 아름답게 보관된 추억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클수록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도 더 선명해진다. 윤도현의 목소리는 그 모순을 조용히 정리하기보다 바깥으로 밀어낸다. 크게 뻗는 소리가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 때문에 목소리의 힘은 더 절박하게 들린다. 힘이 있다는 것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갈라지는 순간이, 이 노래를 단순한 회상보다 현재의 간청에 가깝게 만든다.
동명의 영화를 떠올리며 들을 수도 있지만, 줄거리를 모두 알아야만 노래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자신과 되돌리고 싶은 시간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감각은 곡 자체에서도 읽힌다. 이 노래의 회상에는 달콤함보다 다급함이 먼저 묻어난다. 기억은 꺼내볼 수 있어도 그 안으로 다시 들어갈 수는 없다. 과거를 떠올리는 행위와 과거로 돌아가는 일의 차이가 선명할수록, 노래의 직접적인 말은 추억을 꾸미는 표현보다 닿지 못할 곳을 향한 요구처럼 들린다.
윤도현 밴드 - 박하사탕(2001년 12월 01일)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 과거를 바꾸지는 못한다
후회는 종종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반복하게 한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때를 떠올려도 지금의 시간은 바뀌지 않는다. 이 곡에서 같은 바람이 반복되는 것은 정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감정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처럼 들린다. 이미 늦었다는 판단이 끝났어도 마음의 시간은 같은 속도로 끝나지 않는다. 반복되는 바람은 과거를 새로 설명하기보다 그 간격을 드러내며, 청자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을 함께 듣게 된다.
그래서 노랫말의 직접성은 설명이 적다는 뜻과 다르다. 복잡한 이유를 늘어놓지 않고 한 방향을 계속 가리키는 말은, 더는 다른 언어를 찾기 어려운 사람의 상태를 드러낼 수 있다. 간청이 반복될수록 시간의 거리는 줄지 않는다. 다른 말을 보태면 감정이 나아갈 것 같지만 여기서는 같은 방향을 향하는 일이 더 중요해진다. 문장의 단순함이 오히려 바꿀 수 없는 한 가지를 붙드는 절박함을 남겨, 반복은 간청의 무게를 더한다.
윤도현의 목소리가 밀어붙이는 감정
고조되는 보컬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을 현재의 요구로 바꾼다. 기억을 말하고 있지만 목소리는 지금 무엇인가를 바꾸려는 사람처럼 들린다. 그 불가능한 요구와 음악의 추진력이 부딪히며 곡의 긴장이 생긴다. 보컬이 앞으로 나아가는 만큼 시선은 뒤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음악과 시간이 엇갈린다. 그 어긋남이 해소되지 않기에 고조는 탈출의 순간이라기보다 불가능한 요구를 더 멀리 보내는 몸짓으로 느껴진다.
이때 높이 올라가는 소리를 가창의 수치로만 살펴보면 중요한 부분이 빠진다. 어느 음까지 도달했는지보다 그 소리가 왜 간청으로 들리는지가 감상의 중심이다. 힘 있는 보컬과 무력한 상황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에 귀를 두면 좋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감탄만으로는 큰 소리 안의 무력함을 다 듣기 어렵다. 윤도현의 힘 있는 목소리가 닿으려는 곳은 현재의 능력으로도 열 수 없는 시간이기에, 고조의 안쪽에는 계속 막힌 길이 남는다.
기억을 예쁘게 남겨두지 않는 노래
박하사탕이라는 익숙한 물건의 이름은 맑은 감각을 떠올리게 하지만 곡이 닿는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과거의 순수함을 생각할수록 현재와의 차이가 아프게 다가올 수 있다. 제목과 목소리의 거리도 그 대비를 만든다. 입안에서 느낄 법한 선명하고 작은 감각에 비해 노래 속 과거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가까운 물건의 이름과 멀어진 시간이 함께 놓이면서, 순수함이라는 추상적인 말에도 닿을 듯한 구체성이 생긴다.
노래가 끝났다고 과거로 가는 길이 열리지는 않는다. 남는 것은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을 끝까지 말해본 시간이다. 「박하사탕」의 절절함은 후회를 극복했다는 이야기보다, 그 말이 닿지 못한 자리에서 오래 이어진다. 간절히 말했어도 달라지지 않는 시간 앞에서 목소리만 지금에 남는다. 그 차이를 지우지 않고 듣는다면 노래의 끝은 후회를 정리한 자리가 아니라, 돌아갈 수 없음과 돌아가고 싶음이 여전히 함께 있는 자리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