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 음악·음반
히게단 ‘라스트 송’,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함께 있는 시간
마지막 곡은 만남을 끝내는 노래일까, 다음 만남을 약속하는 노래일까. Official髭男dism의 「ラストソング」을 공식 스튜디오 라이브와 함께 듣는다.

노래방 번호
공연에서 마지막 곡을 듣는 순간에는 두 가지 마음이 겹친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이 시간이 끝나더라도 오래 기억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Official髭男dism의 「ラストソング(라스트 송)」은 그 겹침을 서두르지 않고 펼쳐 보이는 노래다. 제목은 끝을 가리키지만, 노래를 듣는 일은 자꾸 그다음 시간을 생각하게 한다.
2019년 10월 9일 발매된 앨범 《Traveler》에 실린 곡이다. 여행이라는 앨범의 이름을 떠올리면, 이 마지막은 도착해서 모든 것을 정리하는 종점보다 잠시 헤어져 각자의 길로 돌아가는 장면에 가깝게 들린다. 공연장 밖으로 나가야 하는 사람에게도 음악은 조금 더 동행할 수 있다.
공식 스튜디오 라이브
Official髭男dism · YouTube에서 보기 ↗
큰 고백보다 먼저 들리는 거리
이 곡의 감정을 커다란 후렴 하나로만 요약하면 앞부분의 가까운 목소리를 놓치기 쉽다. 말을 건네듯 시작되는 노래를 따라가다 보면, 멀리 있는 모두에게 하는 인사가 내 앞의 한 사람에게 건네는 말처럼 들리는 순간이 있다. 크기보다 거리를 먼저 좁히는 방식이다.
공식 스튜디오 라이브에서는 한 공간에 놓인 목소리와 악기가 어떻게 같은 흐름을 만들어가는지 집중할 수 있다. 음원의 구성과 라이브의 호흡을 나란히 듣다 보면, 큰 후렴 앞에 놓인 가까운 목소리도 새롭게 들린다.
제목과 달리 앨범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Traveler》에서 「라스트 송」 뒤에는 「Travelers」가 놓여 있다. J-WAVE 인터뷰에서 멤버들은 「라스트 송」으로 끝내면 정말 끝난 느낌이 들지만, 뒤의 트랙을 거쳐 다시 첫 곡으로 돌아오는 흐름을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끝을 말하는 노래 다음에 다시 움직이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 배치는 곡의 제목을 읽는 방식도 바꾼다. 마지막 노래라는 말은 더 이상 아무것도 없다는 선언이 아니라, 오늘의 만남에 모양을 주는 말일 수 있다. 끝을 인정해야 방금까지 함께 있던 시간이 선명해지고, 다음에 다시 만날 이유도 생긴다.
공식 공연 음원 · 무대 영상 아님
OFFICIAL HIGE DANDISM - Topic · YouTube에서 보기 ↗
끝난 다음의 생활까지 데려가는 노래
무대를 떠난 뒤에는 각자의 평범한 생활이 기다린다. 좋은 공연은 그 생활을 지워버리기보다, 돌아가는 길을 조금 다르게 만든다. 「라스트 송」은 공연의 마지막 순간을 기념하는 노래로도 들리지만, 그 뒤에 남을 사람들의 시간을 생각하게 하는 노래로도 들린다.
스튜디오 라이브에 이어 공식 「ONLINE LIVE 2020」 공연 음원도 함께 들을 수 있다. 장면에서 벗어나 소리만 다시 들으면 목소리와 연주의 여운에 귀가 간다. 마지막 곡이 끝난 뒤에도 아직 함께 있는 것 같은 감각, 이 곡의 여운은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