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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 음악·음반

후지이 카제 「미치테유쿠」, 손을 놓으며 차오르는 사랑

발행 2026-11-01 · 편집 갱신 2026-10-31 · CROSSWAVE EDITION

「満ちてゆく」는 더 많이 갖는 일과 충만해지는 일을 다른 방향에 놓는다. 후지이 카제의 피아노와 목소리가 이끄는, 사랑과 이별에 관한 발라드.

후지이 카제 · 「미치테유쿠」 공식 MV
Fujii Kaze · 후지이 카제 · 「미치테유쿠」 공식 MV ↗
ARTIST후지이 카제WORK満ちてゆくRELEASE2024-03-15

노래방 번호

2026.10.31 확인
태진 TJ
藤井風
공식 곡 정보 ↗
JOYSOUND
藤井 風
공식 곡 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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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우려 할수록 남는 빈자리

후지이 카제의 「満ちてゆく」(미치테유쿠·차올라 가다)는 사랑이 끝나는 순간을 실패로만 보지 않는 노래다.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커질수록 관계를 붙잡고 싶은 욕구도 강해지지만, 이 곡이 향하는 곳은 상대를 내 곁에 오래 두는 방법이 아니다. 변하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가. 노래는 그 질문을 조용히 밀고 간다.

2024년 3월 15일 발표된 곡으로, 영화 《四月になれば彼女は》(4월이 되면 그녀는)의 주제가다. 영화의 이야기를 모르더라도 노래의 구조는 충분히 선명하다. 지나가는 시간과 사라지는 것들을 바라보던 시선이, 후반으로 갈수록 자신이 무엇을 움켜쥐고 있었는지 돌아보는 쪽으로 움직인다.

VIDEO · YOUTUBE

후지이 카제 · 「미치테유쿠」 공식 MV

Fujii Kaze · YouTube에서 보기 ↗

피아노가 마련한 여백

이 곡의 피아노는 감정의 방향을 미리 결정해버리지 않는다. 노래 사이에 공간을 두고, 목소리가 한 문장을 마친 뒤에도 여운이 남을 자리를 마련한다. 카제의 낮은 음역은 그 공간을 가득 채우기보다 대화하듯 지나간다. 덕분에 시작부터 모든 슬픔을 쏟아내는 발라드와 다른 속도로 감정이 쌓인다.

후렴에서 선율의 폭이 넓어질 때도 핵심은 큰 소리 자체에 있지 않다. 앞에서 눌러 말하던 감정이 길게 이어지는 음 위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다. 피아노 중심의 편곡과 보컬의 호흡을 함께 따라가면, 절제된 도입이 뒤의 확장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남겨두었는지 들을 수 있다.

사랑을 소유의 반대편에 놓다

충만함을 말하는 제목과 달리, 가사는 무언가를 계속 더하는 이야기로 진행되지 않는다. 얻는 일만큼 잃는 일도 삶에 포함되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상대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사랑의 조건으로 떠오른다. 이때 놓아준다는 말은 무관심해진다는 뜻과 다르다. 상대를 바꾸거나 붙들어두어야만 유지되는 마음에서 벗어나는 일에 가깝다.

그런 의미에서 이 곡의 위로는 상처가 곧 사라질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다. 슬픔이 남아 있어도 삶이 텅 빈 것만은 아닐 수 있다는 제안이다. 사랑의 결과를 성공과 실패로 재빨리 나누지 않는 태도가, 노래의 느린 호흡과 잘 맞물린다.

VIDEO · YOUTUBE

후지이 카제 · Tiny Desk Concerts JAPAN · 전체 공연 (NPR Music)

NPR Music · YouTube에서 보기 ↗

끝까지 남는 것은 목소리의 태도

공식 뮤직비디오와 별도의 공식 공연 영상을 나란히 놓으면 같은 노래에 접근하는 두 입구가 생긴다. 영상의 서사를 따라갈 수도 있고, 공연에서는 피아노와 노래에 집중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곡의 중심에 있는 것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감정을 과장하지 않는 목소리다.

「미치테유쿠」는 이별을 아름답게 포장하는 노래라기보다, 이별 뒤에도 무엇을 사랑이라고 부를지 다시 묻는 노래다. 마지막에 도달하는 충만함은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았다는 결론보다, 모든 것을 내 뜻대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에 가깝다.